ONE AND ONLY, IT'S ME! ✧•̀.̫•́✧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 😎
안영미는 안영미다.
😎 얼마 전 아들 딱콩이가 첫 생일을 맞았죠. 아이를 낳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우선순위가 달라졌다고요?
22살에 데뷔해 진짜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늙어 죽을 때까지 웃음을 줘야겠다는 막연한 꿈은 있었지만 늘 어딘가 공허하고 행복이 뭔지도 몰랐거든요.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내가 이 아이를 지켜야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생겼어요. 일과 주변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고요. 마음의 방이 넓어졌달까요.
😎 어느새 결혼 5년 차예요. 떨어져 있어 더욱 애틋한 ‘깍쟁이 왕자님’ 남편은 어떤 사람인가요?
정말 단단하고 강인해요. 저는 묵혀두고 참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터트리는 스타일인데, 남편은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는 편이라 항상 저를 진정시켜줘요. 제 멘탈이 강해질 수 있었던 건 남편 덕이지 않을까 싶어요. 또 지나가듯 한 말을 기억해두고 무심한 듯 챙겨주는 세심한 면이 있어요.
😎 ‘안영미’ 하면 유쾌하고 당당한 모습이 먼저 떠올라요. 실제 성격은 어때요?
캐릭터와 같은 부분도 있지만 막 들이대고 큰소리치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그때 상황에 맞게 개그를 한 것뿐이죠. 눈치도 많이 보고 내가 했던 말과 들은 이야기를 집에 가서도 계속 곱씹어 생각하는 편이에요. 에너지가 넘쳐흐르진 않아요. 가만히 소파에 누워 휴대폰이나 TV를 보며 쉬는 걸 좋아해요.
😎 올해로 데뷔 20주년, 많은 이에게 웃음과 행복을 전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어요. 그 열정과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웃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다들 힘들잖아요. 그런 분들이 저를 보고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다시 힘을 얻거든요. 사람들이 두 눈을 반짝이며 내 개그에 몰입하는 모습, 그리고 제가 한마디 툭 던졌을 때 환하게 웃는 표정에서 짜릿함을 느껴요. 무대 뒤에서는 아직도 긴장이 많이 되지만 그 맛을 끊을 수가 없어요.
😎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개그의 지향점이나 철학이 있나요?
욕심부리지 않는 게 중요해요. 무조건 자연스러워야 해요. 의도하기보다 같이 웃고 장난치고 뛰어들어야 진짜 웃음이 되더라고요. 참 신기해요. 에너지의 흐름이라는 게 있나 봐요.
😎 결혼과 출산을 기점으로 일적인 면에서 변화가 생겼나요?
전에는 일의 연장선 같아 예능을 못 봤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육아를 하면서 마음을 열고 보니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유튜브 콘텐츠를 보면서도 많이 배웠어요. 힘을 주지 않아도 이렇게 웃길 수 있구나, 내가 너무 어렵게 다가갔구나 싶었죠. 예전에는 많이 웃기려고 더 세고 독한 걸 하면서 오버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다가가려고 해요.
😎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일수록 출산과 육아로 인한 공백을 더 힘들어하기도 해요.
잊혀질까 봐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과연 빠르게 변하는 속도를 내가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있었죠. 개그의 템포가 빨라지고, 콘텐츠 길이 자체도 짧아졌잖아요. 계속해서 개그를 짜는 상황이면 모르겠는데, 이제는 남들이 짜놓은 걸 살리는 포지션이 돼버려서 오히려 싫더라고요. 머물러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남고 싶지 않거든요. 계속해서 웃음을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 이번 달 <주부생활>은 ‘메이드 바이 코리안’이라는 주제 아래 개성 있고 확고한 아이덴티티로 남다른 행보를 보이는 한국인과 한국 브랜드에 대해 다뤄요. 독보적 캐릭터 하면 안영미를 빼놓을 수 없잖아요.
정해져 있는 길이 아닌 곳으로 가다 보니 그런 말을 듣는 것 같아요. 남들이 단정 짓는 것에 대해 ‘나는 아닌데?’라며 깨뜨리는 걸 좋아해요. 눈치는 또 엄청 봐요. 모순적이죠.(웃음) 조금씩 다른 쪽으로 계속 가려고 했던 반항심이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 라디오, 육아 예능, 성인 코미디까지 성격이 전혀 다른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요. 그중 자신의 정체성과 가장 가까운 프로그램은 뭐예요?
어딜 가도 내 자리구나 싶은 건 없어요. 반대로 다 저와 닮은 면들이 있고요.
😎 일과 가족 외에 요즘 가장 몰입하고 공들이는 게 있다면요?
11월 초에 보여줄 ‘안영미 쇼’를 준비하고 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예요. 제가 무대에 서는 것도,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19금 개그를 하는 것도 좋아하잖아요. 그리고 말로 웃음을 주고 싶은 마음도 커서 스탠딩 코미디 형식으로 준비 중이에요. 몇 년 전부터 제안이 왔는데 도통 자신이 없었어요. 지금은 마음의 방에 여유가 생겨서 자신감이 막 솟아요. 스스로를 너무 과소평가한 것 같아 한번 도전해보자, 그래서 다른 재미를 줘보자 하며 열심히 회의하고 기획하고 있어요. 전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면 이제는 도전에 대한 설렘이 더 커요.
😎 사람들을 웃길 때 느끼는 희열과 하루 종일 완벽한 육아 후 아이가 통잠을 잘 때의 기쁨 중 지금 하나만 선택한다면요?
단연 무대예요. 아이가 잠들었을 때 오늘 육아 너무 보람되게 잘했다, 개운하다고 느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거든요. 늘 아이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요. 아이가 잠들면 가만히 보면서 “엄마가 여러모로 미숙한 사람이라 미안해” “엄마가 잘할 수 있을 때까지 조금만 천천히 커줘” 하면서 눈물을 흘리죠. 그래서 더 비교할 수가 없어요.
😎 주변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의 나이 마흔이에요. 실제로는 어떤 것 같아요? 40대가 되어 달라진 점이나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이 있나요?
나이를 한살 한살 먹을수록 많은 걸 깨닫는 동시에 많은 걸 내려놓게 돼요. 물론 나이가 들면서 없던 욕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아등바등하는 건 없어졌어요. 그리고 확실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잘하는 것, 못하는 것이 조금씩 정리가 돼요. 자신에 대해 알게 되면서 여유가 생기니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하나 봐요. 운전을 할 때도 아직 초보라 종종 실수하지만, 내비게이션에 찍힌 목적지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크게 불안하거나 조바심 나지는 않더라고요. 인생도 그런 거 아닐까 싶어요. 나이가 들수록 목적지가 분명해지니 아무리 옆에서 부정적으로 말하고 흔들어도 그저 갈 길을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안영미 #커버모델 #10월호주부생활 #주부생활10월호
Fashion Edior 박유은
Feature Editor 전혜라
Photographer 김선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