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감각, 정교한 완성도, 차별화된 서비스.
알고 보니 한국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성별, 나이, 국적을 막론하고
많은 이의 공감을 이끈 배경은 무엇일까.🤔
글로벌 디지털 아트 신의 선두에 선
디스트릭트 이성호 대표 를 만났다.
한국에서 기원한 많은 브랜드가 ‘K’라는 수식을 달고 활동한다. ‘K’는 한국의 전통이나 특정한 장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굳이 ‘K’의 공통점을 짚어보자면 퀄리티를 향한 집요함이 아닐까. 오프라인 공간의 디지털 경험을 설계하는 디스트릭트 는 ‘아르떼 뮤지엄’으로 대표되는 실감 콘텐츠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이 만든 놀라운 성과는 K를 넘어서 하나의 대명사로 자리 잡아가는 중이다.
☄️ 디스트릭트는 어렵기만 한 문화예술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해왔죠.
디스트릭트의 비전은 ‘보다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인 시각 경험을 선사하는 것’ 이에요. 현대미술은 일반인이 폭넓게 향유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해요.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면 관심이 많아야만 제대로 즐길 수 있죠. 반면 저희가 제작하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들은 직관적으로 경험을 전달하는 도구로서 의미와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코엑스 케이팝 스퀘어에서 선보인 영상 작품 ‘Wave’는 누가 봐도 파도라고 명확히 인지되잖아요. 아르떼 뮤지엄 초창기에는 인스타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2030세대를 염두에 두었지만, 작품을 만들고 보니 굉장히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더라고요. 영상 작품을 즐기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지향하는 비전이 실현되고 있다고 느꼈어요.
☄️ 누구나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는 직관성을 위해 고수하는 태도가 있나요?
현대미술처럼 추상적이거나 직관적이지 않은 표현이나 작품은 제작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초창기 아르떼 뮤지엄을 기획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단계에서 가장 지양했던 것이 우리만의 세계에 빠져서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표현이나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었어요. 작품에 메시지를 포함하면 관람객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야 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시각예술로 빠지게 되더라고요. 작품을 설명하는 방식도 여느 미술관과 달라요. 보통 전시장에 가면 작품 설명을 길게 써놓았는데, 아르떼 뮤지엄은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세 줄 이내의 직관적인 표현으로 작품을 설명하고 있어요. 이것만 보더라도 저희가 지향하는 바를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6년 연속 수상, 골드 어워드에서도 2년 연속 수상했죠. 성과의 기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디스트릭트의 원형은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에이전시였어요. 2009년부터 오프라인 공간 기반의 매력적인 시각 경험을 만드는 형태로 사업 방향을 변경했죠. 픽셀 하나하나를 점검하며 웹사이트의 시각적 완성도를 높이던 구성원들의 능력이 오프라인 콘텐츠의 완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발전한 거라고 생각해요. 시각적으로 뛰어난 작품을 계속 선보이다 보니 각종 어워드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많은 사람이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 내부 크리에이터들이 쌓아 올린 콘텐츠의 퀄리티가 경쟁력이었던 셈이네요.
그렇죠. 디스트릭트 내에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대중에게 선보이는 크리에이터가 120명 가까이 있어요. 이는 회사의 경쟁력 중 하나예요. 보통 연출만 담당하는 기획사, 영상 제작만 담당하는 프로덕션처럼 특정 기능에 국한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대부분이에요. 반면 디스트릭트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있고, 그러다 보니 더 유기적이고 완결성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죠.
☄️ 초창기와 달리, 지금은 클라이언트에게 의뢰받은 작업만 하는 게 아니라 ‘창작 공동체’의 면모가 두드러져요. 사업의 방향을 바꾸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기점은 2020년쯤이었어요. 디스트릭트가 ‘Wave’ 같은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아르떼 뮤지엄을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죠. 그 이전까지만 해도 공간 기반 디지털 콘텐츠를 자체 제작해서 납품하는 형태로 운영해왔어요. 사실 B2B 서비스, 일회성 프로젝트만으로는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에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쳇바퀴 돌 듯 일회성 프로젝트를 진행할 게 아니라 우리가 제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죠. 그렇게 탄생한 ‘Wave’는 라이선스 사업을 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예요. 아르떼 뮤지엄도 우리가 직접 만든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고요. 지금의 창작 공동체 면모 역시 우리의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로 전환했기에 가능했고요. 만약 계속 대기업에 콘텐츠를 납품하는 일만 해왔다면 지금만큼 대중적으로 디스트릭트를 알리지 못했을 테죠.
☄️ 전환점이 된 ‘Wave’는 영리 목적 없이 진행한 프로젝트인가요?
맞아요. 당시 회사 내 크리에이터들의 뛰어난 역량을 알릴 창구가 없어서 아쉬웠어요. 당장의 매출을 일으키지 못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역량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래서 도심 속에 설치되어 있는 스크린 하나를 캔버스처럼 활용해 공공미술 작품을 완성했어요.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작업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2021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Waterfall NYC’ ‘Whale #2’ 두 작품의 쇼케이스를 진행했고요. 올해 초에는 실내형 LED 스크린이 설치돼 있는 런던 아우터넷에서 ‘FLOW’ 작품을 선보였어요. 최근에는 문화역서울284에서 <리사운드(reSOUND): 울림, 그 너머> 전시를 무료로 운영하기도 했고요. ‘Wave’ 이후 공공미술의 관점에서 디스트릭트가 만든 작품을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 성황리에 마무리한 전시 <리사운드(reSOUND): 울림, 그 너머>는 어떤 의도로 기획했나요?
최근 전시는 ‘디스트릭트 아트 프로젝트’의 시작이었어요. 이전에는 아르떼 뮤지엄과 아르떼 키즈파크처럼 큰 공간에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채우는 형태로 운영했는데, 디스트릭트 아트 프로젝트는 시각 경험을 넘어 공감각적 경험을 만들고자 시작했어요. <리사운드(reSOUND): 울림, 그 너머> 전시는 청각적인 경험을 강조하는 형태였어요. 다양한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고요. 큰 투자가 필요한 상설 전시가 아닌, 가볍게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공간 기반의 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자 했어요.
☄️ 디스트릭트의 행보가 한국 디지털 아트 신의 확대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죠. 현재 국내 디지털 아트는 어떻게 성장하고 있나요?
제 입으로 이야기하기에는 민망하지만, 세계 디지털 아트 분야에서 디스트릭트가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는 의견에는 동의해요.(웃음) 아르떼 뮤지엄을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둔 이후 무수히 많은 미디어 아트 전시관이 생겨났거든요. 디지털 아트 신에서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선도적으로 발전해나가고 있고요. 우리나라에는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가 많아요.
☄️ 글로벌 문화예술 시장에서는 어떤 영향력을 만들고 있나요?
굳이 국내와 해외를 구분하지 않아요. 아르떼 뮤지엄과 공공미술 쇼케이스, 한국에서 해왔던 것들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선보이는 거죠. 디스트릭트가 추구하는 디지털 아트는 결국 공감의 영역이고, 이는 문화나 인종과 상관없이 통한다고 생각하거든요. 2022년 홍콩 전시관을 시작으로 2023년 4월 중국 청두, 같은 해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올해 2월 두바이에 전시관을 오픈했어요. 내년 3월 말에 중국 선전을 시작으로 여름에는 미국 맨해튼에서도 선보일 예정이에요. 2026년 일본 나고야, 싱가포르에 공간 조건을 협의하는 중이고요. 해외 시장은 국내보다 알리는 데에 더 큰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현지화된 마케팅을 기반으로 잘 성장시키려고 해요. 특히 작품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을 통해 알려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가 있나요?
몰입형 미디어 아트 트렌드가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새로운 기술이나 장르가 생겨나면 사람들은 전혀 다른 공간 경험을 원하겠죠. 시장이 존재할 때 우리의 능력을 적극 활용해 빠르게 나아가고자 했어요. 또 디지털 콘텐츠의 특성상 저작권을 보호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요. 이 때문에 비슷한 작품이 양산됐을 때 대중이 보기에도 ‘디스트릭트를 모방한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길 바랐고요.
☄️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디스트릭트,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우선 보다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인 시각 경험을 제공하는 활동을 이어나가려 해요. 2027년까지 전 세계에 20개의 전시관을 오픈하려고 계획하고 있고요. 디스트릭트의 색을 공고히 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디자인 회사로 성장해가고 싶습니다.
"오프라인 디지털 경험의 한계를 넘어선 디스트릭트는 보편의 공감을 무기로 새 장르를 개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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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현예진
사진 제공 디스트릭트